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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린치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 아마추어가 더 유리하다투자 2019. 8. 19. 17:45
20대 중반에 처음으로 주식투자를 시작 했을 때
교회 형이 '자신이 아끼는 책' 이라며 이 책을 빌려 주었다.
주식 초보자였던 당시의 나도 꽤나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십 수년이 지나고 지하철 도서관 인기 대여코너에 이 책의 개정판이 있길래
문득 집어서 다시 읽게 되었다. ㅎㅎ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는 사회 초년생에 주식 초보자, 순수청년 이었는데
너무 많은 인생풍파를 겪고 나서 다시 책을 읽으니 감회가 새로웠다. ㅎㅎ
주식 투자자들에게는 제목 그대로 전설과도 같은 책이다.
한국에 처음 출판된 1995년에는 주식관련 책 자체가 전무했다.
당시 이 책을 읽고 그대로 실천한 사람은 부자가 되었으리라.
물론 주식투자는 책에 나온대로 실천이 제일 어렵다. =_=
피터 린치는 위대한 투자자이긴 했지만 위대한 작가는 아니었다. ㅎㅎ
책을 존 로스차일드 라는 기자와 같이 썼는데
덕분에 글이 위트가 넘치고 ㅎㅎ 초심자도 술술 읽힐정도로 재미가 있다.
읽다가 깔깔깔 웃게 되는 장면이 종종 있다.
(내 개그코드가 아재라 그럴지도..)
피터 린치가 어렸을 때 미국인들은 지금과는 달리 전반적으로 주식을 불신했다.
주식은 도박이고, 나쁜 것이라고 여기는 지금의 우리나라처럼.. ㅎㅎ
피터 린치 또한 '주식시장 근처에도 가지마라' 라는 어른들의 조언을 듣고 자란다.
하지만 그는 운이 좋았다. 어렸을 때 골프장 캐디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는데
당시 골프장에 오는 사람들이 주식에서 성공한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이다.
다양한 고객들의 성공담을 들으며 주식이 꼭 돈을 잃는 곳은 아님을 깨닫게 된다. ㅎㅎ
특이한 것은 피터 린치가 대학에서 과학, 수학, 회계학 같은 과목을 싫어했다는 것이다.
대신 역사, 철학, 심리학, 정치학, 논리학 등을 좋아했다고 한다.
실제로 나중에 투자에 있어 통계학보다는 역사와 철학 공부가 훨씬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주식투자는 과학이 아니다.
침대가 과학이다.수학이나 과학이 정말 중요하다면 컴퓨터가 최고의 투자자가 되었어야 한다.
주식시장에서 필요한 수학은 초등학교 4학년 수준이면 충분하다. ㅎㅎ
아.. 나같은 문과생과 수포자에게 이 얼마나 위로가 되는 말인가?
피터 린치가 책에서 여러번 강조하는 세 가지만 공유해 보겟다.
첫 번째는 투자에 있어서 아마추어가 전문가보다 더 유리하다는 것이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유' 겠다.
전문 투자자들은 주식을 사고 팔 때 자유롭지 않다.
늘 회사에 보고 해야하고, 상사들은 이에 대해 계속 독촉한다.
주가가 올라도 독촉, 빠져도 독촉, 포트폴리오 대해서도 독촉
종목 수에 대해서도 독촉, 끊임없이 독촉 당하고 간섭 받는다. 월급쟁이니까..
게다가 주가가 폭락하면 그 때 주식을 더 사 모아야 하는데
보통 주가가 폭락하면 사람들은 펀드를 환매하고 ㅠㅠ
그럼 주식을 팔아서 사람들에게 돈을 돌려줘야 하기 때문에
새로 주식을 살 돈이 없다. ㅠㅠ
존 리 대표의 펀드가 겪고 있는 악순환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제 아무리 주식의 천재라도 펀드 환매가 계속 이어지면 답이 없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이런 것들로부터 자유롭다.
내가 괜찮다고 판단되면 내 돈으로 그냥 투자하면 된다.
누가 뭐라고 간섭하거나 독촉하는 사람은 없다.
주식이 폭락한다고 환매 해달라고, 주식을 팔아달라고 하는 사람도 없다.
몇 달 혹은 몇 년동안 성과가 안나도 뭐라 하는 사람이 없다.
확신이 있다면 느긋하게 장기 투자 하면 된다.
자기 돈으로 투자하는 아마추어 개인 투자자의 최대 장점은 자유롭다는 것이다.
시간 싸움에서 느긋하게 투자가 가능하다.
반면 전문 투자자, 투자 운용사, 사모펀드 등 기관은
짧은 기간에 성과를 내지 못하면 엄청나게 고통과 압박을 받는다.
정보나 자금력에서 뒤쳐지는 아마추어 개인 투자자의 유일한 이점은
바로 심리적 압박이나 간섭 없이 자유롭게 투자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 돈으로 내가 투자 한다는데 누가 나를 건들 수 있는가?
이런 면에서 대출을 받거나? 남의 돈을 끌어 쓴다거나
당장 몇 개월 뒤에 쓸 돈을 주식에 투자한다는 건 너무 어리석은 짓이다.
유일한 개인 투자자의 이점을 포기하는 것이니까..
흔히 최고의 투자자로 워런 버핏을 꼽는 사람들이 많은데
워런 버핏은 자기가 판단하여 자유롭게 투자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피터 린치는 워런 버핏과 달리 뮤주얼펀드를 운용했기 때문에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주식을 사고 팔아야 했다.
특히나 폭락장에서 워런 버핏은 엄청나게 싸게 주식을 쇼핑할 수 있었지만
피터 린치는 오히려 주식을 팔아서 고객들 환매 자금으로 내줘야 했다.
즉 피터 린치가 워런 버핏보다 훨씬 더 불리한 환경이었다는 뜻이다.
그걸 고려한다면 꼭 피터 린치가 버핏보다 덜 위대한 투자자라고는 할 수 없다.
게다가 한창 전성기인 47세에 가족과 더 시간을 보내기 위해 은퇴 하였으니
그런 면에서 (와이프가 도망 가 버린) 투자 중독자 버핏 보다는 =_=
피터 린치가 인간적으로 조금 더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다. ㅎㅎ
두번째로 피터 린치는 자기 와이프나 아이들, 주변사람들이
평소에 어떤 제품을 쓰고 무엇을 좋아하는가?
여기에서 투자 아이디어를 많이 얻었다고 한다.
사람들이 무얼 좋아하고 어디에 돈을 쓰는가?
이런 일상 생활속에 투자 기회가 숨어있고, 아마추어 개인투자자들은
이걸 파악하는데 전문가들보다 오히려 더 유리하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무실에 처밖혀 숫자만 들여다보기 때문에
사람들이 무얼 좋아하는지? 어디에 관심이 있는지? 깨닫기까지 너무 느리다.
즉 뒷북 대마왕 들이다. ㅎㅎ 피터 린치도 다를바 없었다.
책에 나오는 대표적인 예로 피터 린치의 와이프가 어느날
A 라는 브랜드의 옷이 너무 예쁘고 좋다고 말한다.
하지만 피터 린치는 거기에 별 관심도 없고 귀 담아 듣지도 않는다.
그러다 A 라는 브랜드가 유명해지고 주가가 엄청나게 치솟자
그제서야 피터 린치는 이 기업 대박이네? 하고 투자를 시작한다.
"이제 그 브랜드는 값만 비싸고 디자인도 그저 그래서 사지 않아요"
..라고 와이프가 말해 보지만 아무 소용 없다.
결국 엄청나게 치솟던 주가는 반의 반토막으로 폭락한다.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참 흔한 패턴이다. ㅎㅎ
생각해보면 처음 아이폰이 나와 주변 사람들이 열광 했을 때 (애플)
바로 삼성이 안드로이드 스마트 폰 갤럭시를 따라 만들었을 때 (삼성)
그 안드로이드는 구글 꺼라는 걸 알게 되었을 때 (구글)
주변 사람들이 넷플릭스와 유튜브를 보기 시작했을 때
아마존과 알리바바로 해외직구 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 났을 때
아이언맨을 시작으로 마블 영화가 사랑받기 시작했을 때 (디즈니)
중국인 친구가 카카오톡 대신 QQ나 위챗을 쓰는걸 봤을 때 (텐센트)
SNS 에서 해외 여행 가는 얘들이 엄청나게 늘었을 때 (보잉)
내가 매일 쓰던 신용카드의 VISA 라는 의미를 깨달았을 때 (VISA)
이렇듯 엄청나게 많은 투자기회가 바로 내 옆에 있었다.
다만 그걸 보고 주식에 투자할 생각을 못했다. ㅠㅠ
특히나 해외기업들은 아예 투자가 가능하리라 생각조차 못 했던것 같다.
하지만 아직도 늦지 않았다. 지금도 세상과 인간은 변하지 않았다.
내가 좋아하는 것, 주변사람들이 좋아하고 관심을 가지는 것
여기에 여전히 투자의 기회가 숨어있다.
사람들은 좋아하는 것에 기꺼이 돈을 쓴다. 그 기업은 돈을 잘 벌게 된다.
돈을 버는 잘 버는 기업의 주가는 오른다. 단순하다.
일상생활이나 평범한 대화 속에서 투자의 기회를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마지막 세 번째는 역사는 반복되니 일회일비하지 말라는 것이다.
특히나 사람들은 자꾸 시장을 예측하려고 한다. 강세장인지? 약세장인지?
하지만 이건 예측이 불가능하다.
"시장은 상관하지 마라, 시장은 투자와 아무 상관이 없다.
이 한가지만 제대로 이해 한다면 이 책은 제 값을 다한 셈이다"
결국 주식투자의 성패를 정하는 것은 거시경제나 시장의 등락이 아니라
오로지 기업의 이익 뿐이다.
시장이 폭락해도 기업의 이익이 꾸준히 증가한다면
결국 그 기업의 주가 역시 오르게 되어있다.
2차 대전 이후로 4차례의 전쟁과 9번의 경제 침체기가 있었지만
결국 미국 기업이익은 55배 늘어났고 주식시장도 60배 성장했다.
역사는 반복된다. 결국 경제가 성장하면서 기업의 이익과 주가는 오르고
그 와중에 돈을 유독 더 잘 버는 기업의 주가는 더 크게 오르기 마련이다.
만약 시장이 2008년 금융위기 때처럼 혹은 작년 말처럼 폭락한다면
그건 좋은 주식을 더 싸게 매수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ㅎㅎ
물론 실제 폭락장에서는 공포심에 주식 비중을 늘리기가 말처럼 쉽지는 않다.
다만 시장의 오르락 내리락에 일회일비 하지 않고
느긋하게 장기투자 할 수 있는 멘탈이 정말 투자에 있어서 중요한 것 같다.
https://blog.naver.com/s4050s/221600860180
이 책의 단점으로는 책에 엄청나게 많은 사례들이 나오는데
너무 오래된 책이고 다 미국 기업들이라서
공감이 잘 안 간다. ㅠㅠ 기업 자체를 모르니까..
그리고 투자 환경이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것도 있다.
특히 이해할 수 없는 기술주에는 잘 투자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지난 10여년간 주식시장을 주도한 것이 대부분 IT 기술주였다. ㅎㅎ
책에서 per 와 성장성의 비율이 나오는데
과거 아마존같이 성장성이 엄청난 회사는 per 가 중요치 않다고 생각했는데
이걸 성장율과 per 의 비율로 고평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A 기업이 성장율이 30%에 per 가 30 이라면
그냥 일반적인 수준이다. 30 : 30 즉 1 : 1 이니까..
하지만 성장율이 30%인데 per 가 15라면 이건 굿! 아주 매력적인 것이다.
이 비율이 1보다 작으면 고평가, 1.5 이상일 때 괜찮다는 것.
미국 IT 테크 주식들의 평균 per가 28 정도인데..
이들의 성장율 또한 30% 내외니까 그렇게 고평가는 아닌 것이다.
다만 아주 매력적인 수준은 아니라는 판단도 나온다.
물론 시대가 너무 변해서 per 를 주는 기준이 조금 변한것일지도 모른다.
아무래도 예전엔 IT 기술주에 per 를 주는게 조금 더 박했다고 해야할까?
지금은 글로벌 플랫폼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4차산업 혁명이 태동하는 등
엄청나게 변화가 빠른 시대니까 이런 점들은 감안하고 봐야 한다.
또 하나 공유하고 싶은 것 중 하나는
어느 기업을 분석하여 투자를 결심 했다면
이 회사의 미래 성장 스토리와 투자 이유에 대해서 혼잣말을 해보라는 것이다.
2분 이면 충분하다. ㅎㅎ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해도 좋다.
가족, 친구, 개(?)에게 들려주고 어린아이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지?
점검 해 보라는 것이다.
여기 블로그에 글을 써 보는 것도 이런 이유 중 하나가 될 수 있겠다.
여기에 글로 다시 정리 해 보면서 투자에 대한 확신을 더 가질 수 있다.
반면 뭔가 글이 막히고 잘 안써지는 기업도 있는데
이건 ㅎㅎ 투자의 이유가 좀 부실한 것이다.
책에는 성장율이 너무 높은 기업도 조심하라고 한다.
적정한 성장율은 20~25% 사이라고 한다.
꾸준히 복리로 20~25% 성장하며 이익을 쌓아가는 기업에
장기투자! 한다면 우리는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 ^^
사실 이 책은 어떠한 투자 테크닉이나 굉장한 인포메이션 보다는
투자 마인드나 멘탈 쪽으로 훨씬 도움이 되는 책이다.
그 부분이 주식투자에 있어서 실제로 더 중요하기도 하다.
[주식투자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머리가 좋고, 분석력이 뛰어 난것이 아니라
단지 '용기' 와 '인내력' 이다]
요사이 엄청난 폭락장에서 굉장히 마음의 위안이 되는 책이랄까?
물론 주식 투자자의 입문 서적으로도 부족함이 없다.
한 가지 씁쓸한것은 옛날에 이 책을 본 후 바로 친구 한 놈이 빌려 갔는데
이 친구는 이런 가치 투자는 자기랑 안 맞는다며 ㅠㅠ
이상한 테마주에만 몰빵 단기 투자를 하다가 돈을 다 날리고 말았다.
그 당시 2억이 넘는.. 어린나이 치고는 엄청난 돈 이었는데
거의 다 날리고 한강 가니 뭐니 난리 치더니 ㅠㅠ
집 보증금도 까먹고 고향 순천으로 내려 가 버렸다.
친구는 이성을 잃고 주식 책을 다 불태워 버려서 이 책도 돌려 받을 수 없었다. ㅠㅠ
처음에 이 책을 빌려주었던 교회 형도 결국 주식투자로 재미를 보지 못했다.
형은 이 책을 자신이 아끼는 책이라고 말 했지만..
결국 이 책에 나온 내용을 실천에 옮기지 못했다.
이 책으로 기껏 폭락장에서 마음의 위안을 얻고자 한다면 의미가 없다.
실제로 이 책에 나온데로 '용기' 와 '인내심' 을 가지고
투자를 실천에 옮기고, 결국 그 달콤한 열매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ㅎㅎ
<내 맘대로 3줄 요약>
- 아마추어가 주식투자에 더 유리하다
- 주변 사람들이 뭘 좋아하는지? 그 속에 투자의 기회가 있다.
- 시장의 등락에 일회일비 하지말고 기업의 이익에 집중하고 장기투자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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