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신보험 저축이 한 청년의 미래를 망칠수도 있다투자 2019. 8. 13. 12:56
우리나라는 정말 금융 교육이 부족하다.
수학, 영어만 잘 해서 대학가면 성공 한다고 가르쳤으니..
일단 우릴 가르쳤던 선생님부터 대부분이 금융 문맹 이었다.
경제를 공부하고 주식에 투자 하라고 알려준 선생님은 단 한명도 없었다. ㅠㅠ
그래서인지 주변을 보면 참 금융쪽으로 한심한 인간들이 많은데..
투자에 관심도 없고 투자를 안 하는 사람은 그래 그렇다 쳐도..
가장 이해 안 가는 부류는 바로 소득의 대부분을 보험에 쏟아붓고 있는 인간들이다. ㅠㅠ
내가 대체 뭐하러 그러냐고 물어보면 보험이 아니라 저축이고 투자란다.
무슨 월 100만원 넘게 심지어 200만원 가까이 보험에 돈을 쏟아 붓는 경우도 있다.
지금은 보험이지만 이것만 잘 유지하면 은퇴 후 생활이 걱정 없단다??
정말 유지했을 때 은퇴 후 생활이 걱정없는가? 의 사실 여부와는 별도로
대부분은 중간에 돈이 필요해서 엄청난 손실을 보고 눈물을 머금고 해지한다. ㅠㅠ
이 과정에서 이익을 보는 건 수수료를 두둑하게 챙긴 설계사와 보험사 뿐이다.
나 또한 금융에 무지 했을 때 된통 당한적이 있는데..
25살에 처음 취업을 하고 얼마 후 퇴근하고 집에 오니 왠 아줌마가 와 있었다.
물어보니 아버지 고향 친구 분이란다. 한번도 본 적도 없었는데..
다짜고짜 이제 직장이 있으니 보험에 가입하란다. ㅎㅎ
나는 당시 돈에 미쳐서 월급의 70% 를 적립식 펀드에 쏟아 붇고 있을 때라
보험 같은건 안 한다고 완강하게 말했다. 내 나이가 너무 어리기도 했다.
그러자 그 아줌마가 이거 보험 아니란다. 펀드라고 한다.
자세히 들여다 보니 정말 무슨 주식, 채권 등 펀드 종류가 있고
나중에 수익이 나면 몇 억으로 돈이 불어난다고 했다.
뭔가 내키진 않았지만 아버님의 강요로 ㅠㅠ 결국 가입하고 말았다.
얼마 후 이 설계사 아줌마는 우리 가족에게 참치회를 샀다. =_=
거의 6~7년이 지난 후.. 얼마나 돈이 쌓여 있을까?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돈이 쌓이기는 커녕 해지하면 원금의 절반이나 간신히 받을까 말까였다.
알고보니 그게 보험이 맞았다. ㅠㅠ 변액유니버셜 종신보험..
내가 가입할 때 봤던 수억원은 펀드 수익이 났을 때 쌓이는 돈이 아니라
내가 죽었을 때 나오는 사망보험금이었다. ㅡ,,ㅡ
즉, 그냥 내가 죽어야만 돈이 나오는 종신보험이었다.
절대 보험은 아니라고.. 펀드라고 했었는데.. 그랬었는데..
보험사에 물어보니 예를 들어 내가 월 보험료로 10만원을 내면
그 중 3~4만원은 보험사 사업비, 설계사 수수료로 나가고
또 1~2만원은 사망보험금 보험료로 나가고
나머지 절반 정도가 적립되어 거기서 일부가 펀드로 투자 된다고 한다.
펀드 수익율은 매년 고작 2~3% 밖에 되지 않았는데
물어보니 펀드 이름은 주식형 펀드인데 채권 비중이 70% 란다.??
비중을 마음대로 바꿀수도 없단다. 선택은 딱 2가지였다.
하나는 채권 100%펀드, 하나는 채권 70%펀드.. 하하 하 하하..
이 때 보험을 해지하며 400만원 넘게 손해를 보았다.
나도 나름 경제를 좀 안다고 자부 했었는데 ㅠㅠ 이렇게 호갱인줄 몰랐다.
알고보니 이 아줌마가 우리 가족에게 판 보험들이 전부 다 이런식이었다.
우리 가족 보험을 다 합치면 손해 본 금액은 천만원도 넘을 것이다. ㅠㅠ
심지어 손해가 너무 커서 해지 못한 어머니 연금은 아직도 어쩔수 없이 유지 중이다.
매 년 이 연금보험의 수익율은 1~2%다..
(그래도 채권 비중이 너무 높아서 손실은 안난다.. 헐헐)
내가 너무 빡쳐서 그 아줌마를 금융감독원에 고발 할까도 했는데
아버님이 그래도 아는 사이인데 그렇게 까지는 하지 말라고 하셨다.
하지만 결국 이 아줌마는 나중에 아버님 장례식에도 오지 않았다. 조의금도 없었다.
장례식이 끝난 후 연락하니 없는 번호란다.
뒤돌아 생각하니 다시 또 빡치긴 하는데.. ㅠㅠ
모든 보험 설계사들이 다 이렇진 않겠지만..
수수료 욕심 때문에 상당 부분 과하게 보험 가입 Push 를 하게 되는게 사실이다.
나도 금융지식이 없어 ㅠㅠ 무려 400만원 넘게 손해를 보고
우리 가족 돈 다 합쳐서 1000만원 정도나 손해를 보게 되었는데
차라리 이 돈을 주식에 투자 했다면 벌 수 있었던 기회비용은 얼마인가 ㅠㅠ
25살 때로 돌아가서 쓸데없는 종신보험 따위에 넣을 돈으로 꾸준히 주식에 투자를 했다면?
지금쯤 400만원이 아니라 4천만원 혹은 그 이상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나마 6~7년 만에라도 잘못된 걸 깨달았으니 다행 이랄까?
주변을 보면 너무 과한 보험료로 허덕이는 사람들이 정말 많은데
심지어 보험을 잔뜩 가입해 놓고 병원에 입원하면 매일 돈을 번다는? 보험 테크를 노리는 인간들까지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돈을 제대로 못 모은다는 것. ㅠㅠ
특히나 20대부터 힘겹게 월급의 대부분을 종신보험, 저축성 보험에 쏟아 붇다가
결국 못 버티고 해지하여 수천만원의 손실을 본 친구가 있는데..
아.. 이 친구는 어떻게 해야할까.. 이 돈을 20대부터 제대로 투자 했다면.. ㅠㅠ
자신의 무지를 탓해야 할까.. 꼬신 설계사를 탓해야 할까..
혹시나 정말 보험으로 투자할 때 유리한 점이 있는지
꼼꼼히 비교하고 공부를 꽤 열심히 한적이 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하고 고민 해봐도 보험으로 투자하는건 아닌것 같다.
딱 하나 10년 이상 유지시 세금이 비과세되는 장점은 있지만..
이게 수익이 정말로 났을때 수익에 대한 세금인데..
수수료, 사업비가 너무 높아서 수익이 나기까지 너무나 오래 걸리고..
펀드에 채권비중이 너무 높아서 수익을 내기도 쉽지 않다.
가장 중요한 건 대부분이 중간에 돈 쓸 일이 생겨 손해를 보고 해지한다. ㅠㅠ
애초에 1% 미만의 수수료도 아까워 ETF 마다 꼼꼼히 비교하는 판국에
무슨 월 보험료의 15%~20% 를 넘어가는 상식밖의 수수료가 말이 되는걸까?
그래도 순수한 연금같은 저축성 보험은 그나마 낫다.
가장 악질은 나의 경우처럼 펀드라고, 저축이라고, 보험 아니라고 속여서 ㅠㅠ
가장 수수료가 높은 종신보험에 가입시키는 것이다. ㅠㅠ
대표적인 예.. 속지말자. 저건 그냥 종신보험 이다. ㅠㅠ
종신보험의 수수료는 어마무시한데 과거엔 월 보험료의 20배가 넘기도 했다.
.... 우리 가족에게 종신보험을 가입시킨 그 설계사 아줌마는
고작 참치회 한 번 사면서 자기 수수료 받은거 다 쏘는거라고 선심 쓰듯 말했는데
ㅠㅠ 나는 진짜인줄 알고 참치회 먹으면서 되게 미안해 했다.. ㅠㅠ
뉴스를 찾아보니 최근의 수수료는 월 보험료의 12~17배 사이라고 한다.
대략 15배로 계산하면.. 저축이라 뻥치고 50만원 종신보험을 가입 시키면
설계사의 수수료는 무려 750만원이다.
여기서 설계사는 750만원이라는 수수료를 받아 그 순간에는 좋을 수 있겠지만..
보험을 가입한 사람은 수십년동안 계속 매월 50만원을 내야한다.
원금만 무려 1억2천만원인데.. 도중에 해지하면 손실이 엄청나고
만약 만기까지 유지한다 해도 기회비용을 생각하면 이건 더 큰 손실이다. ㅠㅠ
예를들어 매월 50만원을 보험말고 꾸준히 주식에 투자하여 연 8% 수익을 냈다고 가정하면
20년 뒤에 296,473,000 원 거의 3억이 된다.
원금 1억2천만원과 비교하면.. 무려 1억8천만원의 갭이 생긴다.
설계사가 보험을 팔아 챙긴 수당은 고작 750만원에 불과하지만
그렇게 보험을 가입한 사람이 날린 기회비용은 무려 수억원으로 벌어진다.
종신보험은 말 그대로 종신, 즉 만기가 죽을때까지다.
30년, 40년 계속 시간이 지날수록 이 기회비용의 차이는 더욱 커지게 된다.
이렇듯 보험을 과도하게, 혹은 저축인것처럼 속여서 가입 시켰을 때
설계사는 잠시 보잘것 없는 수익을 얻을 수 있을지 몰라도
실제 보험을 가입한 사람은 엄청나게 장기적인 고통과 기회비용을 잃게 된다.
투자해서 충분히 부자가 될 수 있는 앞날이 창창한 청년이
설계사의 욕심으로 보험료의 부담에 짓눌려 미래를 망칠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망한 인간들이 내 주위에도 제법 있다. ㅠㅠ
지금이라도 그런 보험들을 해지하고 제대로 투자하는게 옳은 방향이지만
본인들도 머리로는 알지만 보험을 해지하면 발생하는 엄청난 손실금에 쉽게 손절을 못한다. ㅠㅠ
계속 과도한 보험료를 내며 버티고는 있지만.. 미래는 암울하다.
이건 일종의 사회적 문제 같기도 하다.
이런 종류의 금융감독원의 민원이 십 수년전부터 엄청나게 많은걸로 알고 있는데
아직도 없어지지 않는걸 보면..
보험은 보험일 뿐.. 자동차 보험처럼..
그냥 없어지는 돈이라 생각하고 적당히 좀 가입하자.
나는 실비랑 소멸성 암보험 뿐이다. 월 보험료는 5만원도 안된다.
자기 성향에 맞는 투자법을 찾는게 가장 좋다고 생각 하기에
여러 투자 방법들이 저마다의 장단점이 있음을 인정하는 편이지만..
그래도 보험으로 저축은 진짜 아닌것 같다. ㅠㅠ 이건 아냐 ㅠㅠ
설계사의 유혹에,, 자신의 무지에,, 제발 넘어가지 말자 ㅠㅠ
이 글을 보는 설계사 분 중에는 혹시나 개거품 무는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보험사의 교육이 무서운 게 설계사들이 일종의 세뇌를 당하는 것 같다.
정말 종신보험으로의 저축이나 투자가 마치 진리인 것처럼 변한다.
얼마 전 친한 후배가 이런 고충을 토로해 왔다.
월급이 세후로 250만원 가까이 되는 후배는 보험료로 150만원 가까이를 내고 있었다.
이제 결혼할 와이프가 그걸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저축이나 펀드 같은걸로 알고 있던 후배의 보험은 역시나 종신보험이었다.
내가 지금이라도 정리하는게 맞지 않겠냐고 조심스럽게 조언 했는데..
다음 날 후배의 보험 설계사라는 아줌마에게서 전화가 왔다.
전화로 대판 나랑 싸웠는데.. 그 아줌마의 주장은
이렇게 좋은 재테크 상품이 세상에 어디 있냐는 것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은행 적금보다(?) 유리하고, 세금도 비과세고
사망보장도 받으면서 은퇴하면 연금으로도 받을 수 있고.. =_=
내가 거기에 조목조목 이치에 맞지 않음을 따지자 아줌마는 말했다.
[내가 금융 전문가고 자산관리사야. 니 까짓게 뭘 알아?]
그렇다. 그 아줌마는 이미 그걸 진리로 알고 계셨기에 더이상 대화가 불가능했다. ㅠㅠ
자칭 전문가 앞에서 ㅠㅠ 아마추어는 입 닫고 가만히 있어야지..
<3줄 요약>
- 보험으로 저축이나 투자를 하는 건 진짜 아니다.
- 진짜 진짜 리얼 아니다.
- 정말 아니다. ㅠㅠ
'투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피터 린치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 아마추어가 더 유리하다 (0) 2019.08.19 지금 세상 돌아가는 흐름 [손성원 교수 인터뷰] (0) 2019.08.15 배당투자가 장기적으로 꼭 좋은걸까? (0) 2019.08.11 월스트리트도 인정한 10년후 최고 유망 기업 [알리바바] (0) 2019.08.11 새로운 치즈를 못 찾으면 죽는다 ㅠㅠ (0) 2019.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