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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쑤저우(소주) 苏州, 우전 乌镇 수향마을 투어!여행 2019. 11. 20. 07:18
상하이 근교의 가볼만한 도시를 열심히 검색해보니
상하이 남기차역에서 불과 50분 거리의 소주苏州(쑤저우)와
버스로 2시간반 거리의 우전(乌镇)이 유명했다.
고민끝에 상하이를 완전히 떠나 소주로 갔다가 저녁에 우전을 보고
다음날 아침 우전에서 상하이 공항으로 가는 제법 빡쎈 일정을 택했다.
후기를 보니 소주와 우전 둘 모두 포기할 수가 없었다. ㅠ
소주는 항주와 함께 예로부터 중국 강남의 유명한 도시였다.
중국 사람들 꿈이 은퇴하면 소주나 항주 같은 따듯한 강남에 가서
커다란 정원을 지어놓고 사람들과 술 마시며 유유적적 사는거였다. ㅎㅎ
소주(쑤저우)는 이 중국 특유의 정원이 유명한 곳이다.
도시 곳곳에 세계 유네스코로 지정된 정원이 많은데
나는 당일치기 여행자 신분이었기에 아쉽게도 ㅠㅠ
산탕지에(山塘街)와 그 가까이 있는 유원(留园)만 둘러 보기로 했다.
쑤저우역에서 내려 바로 역 옆에 있는 북부 버스터미널에서
바로 우전가는 버스표를 미리 사놓고 (시간확인 필수!)
다시 지하철을 갈아타고 산탕지에역으로 향한다. 2정거장?
입구로 나오면 이렇게 사람들이 막 어디론가로 몰려간다. ㅎㅎ
사람들만 따라 다니면 되기 때문에 길 잃을 염려는 없다.
산탕지에 골목으로 들어가기 전 입구에 다리가 하나 있는데
이 다리 위가 산탕지에의 베스트 뷰다.
(나는 지나쳤다가 한바퀴 빙 돌아서 다시 왔다 ㅎㅎ)
이렇게 강을 따라 양쪽으로 집들이 늘어 서 있는걸 수향마을이라 한다.
베네치아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을까?
건물들이 무척 낡고 엔틱스럽다. ㅎㅎ 만지면 부셔질꺼 같은?
(물론 너무 더러워서 만지고 싶진 않다;;)
좁은 골목 사이로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이 있다. 이것도 춘절연휴 탓인가?
조그만 상점들과 식당, 군것질 거리들이 많이 늘어서 있어서
이것 저것 구경하면서 가니 심심치는 않았다.
평온한 옥색 강물과 고풍스러운 집들, 빨강색 풍등, 두둥실 배들! 아 평화롭다~
하지만 너무 짧았다. 골목 다 도는데 한 30분? 걸린듯 하다. 하하..
중국 무협영화에서나 나올듯한 기묘한 분위기가 있어
홀로 조용히 차 한잔 하며 여유를 부려보고 싶었지만..
ㅠㅠ 다음날 한국으로 떠나야 하는 시간 가난뱅이 신세였기에
재빨리 버스를 타고 가까운 정원인 유원으로 향했다.
이때즘엔 구글지도보다 고덕지도가 더 능숙할정도 ㅎㅎ
유원(留园)은 쑤저우의 유명한 4대 정원중 하나로
'천지간에 오래 머물게 되는' 이라는 长的天地间 에서 유래되었다.
원래 명나라 시대 관리의 집이었다고 한다.
(이 정도로 큰 집을 지었을 정도니 탐관오리 였을까?)
표를 사고 입구에 들어가면 바로 볼 수있는 풍경 ㅎㅎ
천지간에 오래 머물고 싶은.. 이라는 이름의 유래가 참 와 닿았다.
햇빛이 좀 쨍한 날이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안타깝기도 했다.
우리가 생각하는 그냥 정원이 아니고 거의 궁궐 정도로 엄청나게 크다.
건축물과 나무, 바위, 물의 조화가 매우 아름답다.
베르사이유 같은 서양의 정원과는 전혀 다른 동양의 분위기다.
정말 동양화의 한 폭 같은 그림같은 장면들이 펼쳐진다. ㅎㅎ
무슨 음양오행과 같은 동양철학과 미술, 수학(?), 건축이 합쳐진 걸작이라는데
자세한건 몰라도 자연과 건축물의 조화, 비례가 무척이나 아름답다.
한참을 가다보면 기괴한 모양의 나무, 바위가 나오는데..
ㅎㅎ 중국대륙에서 기이하다고 생각되는걸 다 긁어 모은거겠지?
얘는 꼭 중국의 명산 축소판처럼 생겼다?
무슨 박물관, 전시회처럼 엄청 많이 전시되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런게 무척 신기했다. ㅎㅎ
천천히 산책하며 둘러 보는데 한시간반 정도 걸렸던것 같다.
명나라 시대 실제 이 집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생활을 한번 상상해 보았다.
이런 그림같은 정자에서 좋아하는 사람들을 불러 하루종일 술을 마시고 ㅎㅎ
뱃놀이를 하고, 노래를 부르고, 시를 지으며 신선놀음을 했겠지?
(설마 이런 곳에서 돈이나 정치 얘기를 하진 않았겠지?)
대부분이 조그만 마당조차 없는 닭장같은 아파트나 빌라에서 살고 있는
현대의 우리로서는 이런 고대의 풍류를 상상 속에서 밖에 누릴 수 없다. ㅠㅠ
상상이라도 할 수 있는 내가 행복한 걸까?
이런 풍류를 알지도 못하고 상상조차 못하며
오직 아파트값에 울고 웃는 가여운 인간들이 태반이니..
쑤저우에 더 머물면서 정원도 두어개 더 보고 싶었지만 ㅠㅠ
시간 가난뱅이였던 나는 다시 터미널로 돌아가 버스를 타고 우전으로 향했다.
우전은 아예 이번 여행와서야 알게 된 곳으로
운남에서부터 여러 중국인들이 상해쪽 가면 꼭 가보라고 추천 받은 곳이다.
지도를 보아도 얼마나 아름다운지 상상이 간다. ㅎㅎ
강들과 집들, 거리가 오밀조밀 세밀하게 이어져 있다.
지도만 보면 호주의 골드코스트 느낌이다? ㅎㅎ
쑤저우에서 우전은 버스로 2시간 조금 안걸렸던것 같다.
우전 터미널에서 서책까지도 버스로 20분 정도는 가야한다.
나는 하필 이때 현금이 떨어져서 ATM 기 찾다가 결국 서책까지 걸어갔다. (1시간)
무거운 베낭을 둘러메고 하루종일 걸었지만.. 이쯤이야 뭐.. 아직 젊으니.. =_=
서책 가는길의 좀 무서운 풍경.. ㅎㅎ 강물에 비친 집들과 불빛이 나름 운치있다.
매표소에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은데 내가 너무 늦게 가서 그런지
줄 서는데 그리 오래 기다리진 않았다.
서책과 동책 표를 다 사거나 서책만 살 수 있다.
서책 티켓만 사려면 西栅 (쓰쫘) 라고 말하면 된다. ㅎㅎ
표를 끊고 조금만 걸으면 이런 절경이 펼쳐진다. ㅎㅎ
아.. 정말 너무너무 아름답다. 내 똥 폰으로도 이렇게 찍힐 정도니..
고풍스러운 집들과 유유한 강물, 거기에 비친 불빛들.. 낭만이 가득하다.
진짜 거리에 자리 펴고 막거리 마시고 싶었다.
창산에서 소오강호 노래를 틀어주던 소사매 그녀가 그리웠다. ㅎㅎ
어디에 있냐도 중요하지만 누구와 있냐도 중요한 법인데..
이 낭만 가득한 풍경과, 정취를 함께 나눌 사람이 없다니 ㅠㅠ
배도 막 다니는데 저 배 위에서 술 마시면 더 대박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옛날 청산도 가는 배 위에서 전복회에 막걸리를 즐겼던 생각도 나고 ㅎㅎ
다만 배 타는 매표소의 줄을 보면 낭만이 싸악 사라진다;;
열심히도 걸어 다녔다. 다 둘러 보는데 거의 2시간 넘게 걸린듯하다.
이 날 날씨가 굉장히 춥고 또 시간이 많이 늦어 사람들이 그렇게 많진 않았다.
유유적적 천천히 수향마을의 밤 산책을 즐겼다.
거의 끝으머리에는 저렇게 높은 탑도 있다.
희안하게 카페베네도 있다? 들어가보진 않았다. ㅎㅎ 사람이 별로 없는듯;
현지인들은 여기가 한국 카페인지나 알고 있으려나..
그리고 그 창업자가 사업실패로 자살한건 알고 있으려나 ㅠㅠ
한편으론 이제 다음날이면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게 슬프기도 했다.
아.. 이제 내년 춘절까지 1년동안 휴가는 없다.. 하아..
거의 폐장시간까지 오래오래 계속 걷다가 아쉬운 맘을 뒤로 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새벽의 정취를 느껴보려 했으나
하루종일 무거운 베낭을 메고 무리한 탓인지;; 일어나질 못했다;;
게다가 다음날 가려면 값비싼 입장료를 또 내야 한다. =_=
(서책 안에 있는 숙소를 잡으면 되지만.. 가격이 비싸다;;)
보통 상하이 근교 여행으로 쑤저우나 우전 중 한군데만 가는것 같다.
혹은 상하이 지하철로 이동할 수 있는 비슷한 분위기의 주가각을 가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상하이보다 쑤저우와 우전이 훨씬 좋았던 것 같다.
뭔가 진짜 전통적인.. 중국스러운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쑤저우와 우전은 버스로 이동하면 비교적 가까우니!
또 두 곳 모두 고유의 매력이 있으니! 꼭 둘 다 가보길 추천하는 바이다!
옛 명나라인들의 풍류를 느낄 수 있는 정원!
고대 중국 냄시가 물씬 나는 수향마을! ㅎㅎ
물론.. 그래도 중국 여행의 탑은 운남성이다! ^^
내가 사랑하는 중국 멍뭉이랑 고양이 ㅎㅎ (나만 고양이 업어 ㅠㅠ)
나도 정원이 있는 집에서 개랑 고양이를 키우며 그렇게 유유적적 살고 싶다..
언젠간 그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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