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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적, 자동차에 대한 고찰투자 2019. 7. 31. 17:25
나는 꽤 오랫동안 자동차를 사지 않았다.
한창 사업을 했을 때는 돈을 제법 많이 벌기도 했는데
그때도 굳이 차를 사지 않았다.
이유는 심플한데, 차가 별로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강남에서 괜히 차 가지고 다녔다간 주차 하기도 힘들고
괜히 교통체증으로 차 안에 갖혀 있을걸 생각하면 너무 끔찍했다.
이상하게 나는 남자인데도 차 욕심이 없었다.
주변에는 전 재산을 털어 외제차를 사거나 ㅠㅠ
돈 한푼 없지만 할부로 값 비싼 새 차를 뽑는 친구들이 많았는데
나는 정말.. 그들을 이해할 수 가 없었다. 대체 왜??
그렇게 이십대 부터 차를 좋아한 친구들은
결국 나이가 들어서도 모아 놓은 돈이 거의 없다. ㅠㅠ
어릴적 나는 바이크에 대한 열망이 엄청 컸는데 (상남이인조 만화책 탓 ㅠㅠ)
졸업해서 돈을 모으면 바로 천만원이 넘는 카와사키 바이크를 사리라 마음 먹었다.
하지만 이상하게 막상 크니까 별로 바이크에 대한 열정도 없어졌다. ㅎㅎ
그저 조그만 50cc 스쿠터 한 대에 만족했다.
어쨋든 그렇게 현재에 만족하며 소박하게 살고 있었는데
이게 30대가 넘어가자 점점 주변에서 압박이 들어왔다.
[어떻게 그 나이에 차도 없냐?]
[돈도 잘 버는데 제발 차 좀 하나 사라]
[친구들 남친 중에서 오빠만 차 없어 ㅠㅠ] 등등..
워낙 많은 사람들에게 압박이 들어오자 나도 좀 멘탈이 흔들리게 되었는데
특히 동창 모임에서 나와 별로 친하지 않았던 친구들이
단지 내가 차가 없다는 이유로 나를 깔보고 무시하는 모습에서 ㅠㅠ
그래 까짓거 좋은 차 하나 사자! 라는 결심을 굳히게 되었다.
나는 참 남 신경 안 쓰는 인간인줄 알았는데 ㅎㅎ
당시에는 그런것들이 너무 쌓이고 쌓여서 그랬을까? 좀 발끈 하기도 했고
내가 돈 잘 벌고 잘 나가고 있다는 걸 은근 과시하고 싶기도 했다.
그런 마음에 처음에는 B 브랜드의 값 비싼 외제차를 덜컥 사려고 했다.
아아.. 하지만 비싼 차일수록 감가되어 중고차 가격이 떨어지는 걸 보고
도저히 새 차는 살 엄두가 안나서 (이때도 정말 짠돌이였다;;)
더 낮은 브랜드의 그것도 중고로 ^^; 생애 첫 차를 사게 되었다.
어찌보면 필요에 의해서 산 게 아니라 순전히 남에게 과시용 이었다.
물론 남에게 과시 하기에는 조금 많이 부족하긴 했지만.. ㅎㅎ
차를 산지 거의 4년정도 되었는데.. 4년간 고작 17,000 Km 탔다.
그나마 그것도 6개월 정도 현장 노가다 뛰었을 때랑
전국일주 한답시고 홀로 여행 했을 때를 빼면 실은 거의 안 탔다고 봐야한다.
요새 회사 출 퇴근도 광역버스로 한다.
버스 타면 40분 동안 영화를 보거나, 유튜브를 보거나, 잠을 자거나 할수도 있는데
자차로 운전해서 가면 아무것도 못하고 ㅠㅠ 특히 퇴근할 때 교통 지옥을 경험하게 된다.
그래도 너무 안 타면 차가 썪으니까 1주일에 한번은 어쩔수 없이
출근할 때 차를 가져 가는데.. 아아.. 퇴근할 때 너무 괴롭다. ㅠㅠ
버스 타면 전용 차선으로 40분만에 후딱 올 길을 무려 1시간반 동안 차 안에 갇혀 있어야 한다.
그나마 팟캐스트와 라디오가 유일한 위안 이랄까..
친구 한명은 10년동안 용인에서 홍대까지 자차로 출 퇴근 하고 있는데
매일 왕복 3시간반 이상을 차에서 보낸다고 한다. ㅎㅎ
참.. 존경스럽다.. 진짜..
어머님이 운전을 배운다고 내 차로 연수 받으시다 사고가 나서;;
어차피 지금 중고차로 팔면 일명 똥 값이라 ㅠㅠ
주변에선 그냥 폐차 할때까지 오래 타는게 돈 버는거라 하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차를 타지도 않는데 나가는 유지비가 너무 많다.
매년 보험료에, 반기마다 재산세에, 매달 주차비용에..
오일 및 필터, 타이밍밸트, 브레이크 오일, 타이어 등 관리 및 소모품 비용..
시간이 갈수록 중고가격이 똥 값으로 감가 되는 것까지 하면.. ㅠㅠ
게다가 난 차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별로 관심도 없는데
일일이 신경쓰고 관리 하는게 은근 귀찮기도 했다.
오죽했음 4년동안 세차를 딱 4번 했다. 1년에 한 번;; 비가 오면 자연 세차 =_=
많은 고민 끝에 결국 차를 팔기로 했다.
딜러에게 갔더니 너무 가격을 후려치는 바람에 =_=
그냥 보배드림 사이트와 카페에 매물을 올리고 기다렸다.
어차피 돈이 급해 파는게 아니니 급할 건 없었다.
거의 세 달 정도 지나서야 드디어 차를 팔 수 있게 되었다.
차를 산 분은 와이프에게 세컨드 차로 준다고 하신다. ㅎㅎ
나에겐 애물단지지만 누구에게는 또 필요한 것이다.
차를 팔았다는 이야기에 주변에서 하는 소리가 다 똑갔았다.
[아이고.. 이제 여자 만나기 더 힘들겠다..] ㅠㅠ
ㅎㅎ 내 주변에도 몇 몇 여자사람 친구들이
차 없는 남자 만나서 고생 했다고 종종 욕을 하는데
차가 그렇게 필요하면 본인들이 사면 되지.. 왜 남자들을 욕하는지 모르겠다.
만약 내가 차가 없다는 이유로 나를 만나지 않는 여자가 있다면..
그런 여자분은 차라리 안 만나는게 다행일수도 있다. ㅎㅎ
데이트 할 때 차가 필요하면 쏘카나 그린카 등
차량 쉐어로 빌리면 된다. 굳이 차를 소유해야 할 필요는 없다.
뭐 결혼해서 가정이 있고 아이가 있어 매일 필요하다면 모르겠지만..
나는 이번에 차를 판 돈으로 주식을 살 껀데..
10년 뒤를 생각해보면 내가 산 주식은 열심히 성장하여
많은 배당과 주가 상승으로 인한 수익을 안겨 주겠지만..
만약 10년동안 내가 차를 계속 소유 한다고 하면
세금, 보험료, 주차료, 유지 관리비 등 돈만 계속 갉아 먹다가
결국 폐차함으로써 가치는 0 에 수렴할 것 아닌가?
차를 팔고 나니 오히려 홀가분하고 좋다.
남에게 과시하고 싶어 필요도 없는 차를 샀던 4년 전 내 자신이 오히려 부끄럽다.
뭐.. 어차피 지금은 과시할 상황도 아니지만 ㅠㅠ
남자들이여, 꼭 필요하다면 어쩔수 없겠지만..
필요하지도 않은데, 남의 시선 때문에 차를 사지는 않길 바란다.
남자들에게 돈을 모으는 데 있어 최대의 적이 바로 차다. ㅠㅠ
(4년전 차 살 돈으로 미국 주식에 투자 했었다면.. ㅠㅠ)
그리고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정말로 자율주행차가 상용화 된다면
굳이 차를 소유할 필요가 없어 지겠다. ㅎㅎ
차라리 그 돈으로 자율주행에 관련된 주식을 사자! ^^; 소프트뱅크 고고?
법정스님의 무소유에 나오는 글귀로 마무리한다.
[우리들이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게 되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적잖이 마음이 쓰이게 된다.
그러니까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무언인가에 얽매인다는 뜻이다.]
골치 아팠던 애물단지 차를 오늘 팔았기에
나는 오늘부터 한층 더 자유로와졌다. ㅎㅎ
버림과 비움에서 생겨나는 그 공간과 여백! 이 홀가분함! ^^
https://blog.naver.com/s4050s/2212841027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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