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천연가스 굴기! [차이나가스] VS [경동나비엔]

춘절연휴에 중국을 2주간 여행하면서 한가지 느낀게 있는데

중국은 우리에겐 흔한 보일러가 없다.

그래서 밤에 너무 춥다. 전기장판 없으면 잠을 못 잘 정도..

​

특히 운남지역은 고산지대라 (도시가 백두산보다 높다)

낮에야 햇빛이 강하니까 그래도 따뜻한데

밤이 되면 너무 너무 춥다.

​

실내보다 오히려 밖이 더 따뜻한 경우도 많다.

그래서 여행자들이 방이 추우니까 다 공용부위에만 몰려있다.

공용부위는 구식 라지에이터나 뗄감 떼는 난로가 있어 조금 낫다.

​

사실 우리도 난방이나 온수를 도시가스로 편리하게 사용한지 그리 오래되진 않았다.

 

어렸을때는 아궁이에서 연탄을 떼기도 했고

기름 보일러나 LPG 가스통을 사용하기도 했다.

중학교때 처음으로 도시가스를 사용한 것 같다.

(그 전까진 사는 곳에 도시가스 연결이 안 되어 있었다;)

​

언젠가는 중국도 도시가스가 보편화 되는 날이 오겠지?

지금은 대부분 석탄이나 뗄감을 사용하는 슬픈 현실..

2016년 기준 석탄같은 구식 난방 비율은 무려 83%..

이게 다 엄청난 미세먼지로 돌아온다. 중국정부도 이걸 알고있다.

우리는 미세먼지 때문에 중국을 엄청 욕하고 있지만

중국정부도 나름 미세먼지를 줄이려 노력을 많이 한다.

(전기차 보급과 태양광 관련 세계 1위는 모두 중국이다)

공산당은 인민들의 폭동을 가장 무서워하니까..

​

2017년 중국은 석탄 난방을 가스 난방으로 바꾸려 강하게 드라이브를 건다.

하지만.. 생각치 못한게 있었으니 가스가 터무니 없이 모잘랐던 것이다.

결국 그 해 겨울 가스 대란이 발생했다.

​

무려 1,000만 가구가 난방도 없이 겨울을 보내고

대형병원에선 입원한 환자의 치료도 할 수 없었다. ㅠㅠ

공장과 운송용 가스도 부족하여 여러 지역에서 교통대란이 일어났다..

​

​이게 유명한 사진인데 실내보다 밖이 따뜻하니까

초등학교 학생들이 운동장에 나와서 수업을 해야 했다.

흑룡강 인근은 영하 40도가 넘는다는데 아.. 얼마나 추웠을까..

​

결국 중국정부는 러시아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가스를 추가로 수입한다.

(중국은 전 세계 천연가스 수입 압도적 1위 국가다)

​

육지에서 파이프로 공급 받는게 PNG / 배로 받는게 LNG 다.

이것도 어느 방식이 대세가 될 것인가? 의견이 분분하다.

LNG 가 대세가 된다면 우리나라 조선업도 희망이 있겠다.

 

옛날에 천연가스는 그저 석유를 캐다 나오는 부산물에 불과했는데

이걸 체취, 저장, 이동하는 기술의 발달로 최근들어 사용이 더 늘어나고 있다.

​

특히 미국의 셰일가스 혁명으로 인해 가격이 안정 되었다.

기존엔 유가와 연동되어 가격변동이 심했다고 한다

​

기존의 에너지 패권국인 중동과, 자원수출을 더 늘리려는 러시아, 호주

그리고 셰일가스 혁명으로 새로이 떠오르는 미국

언제나 에너지 최대 수입 국가인 중국과 아시아 ㅎㅎ

이 에너지 패권과 관련된 전 세계적인 구도관계도 은근 흥미진진하다.

 

여하튼, 작년부터 다양한 경로로 가스공급을 충분히 확보한 중국은

올해부터 다시 석탄 난방을 가스 난방으로 바꾸는데 드라이브를 걸 예정이다.

​

여행을 다녀와서 이러한 중국 도시가스와 보일러 관련 기업에 투자할 곳이 없을까?

중국 현지기업을 여럿 알아봤는데 정보가 딱히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경동나비엔 주가가 엄청 치솟는다. ㅎㅎ

​

​

알고보니 경동나비엔의 기술력이 꽤 괜찮다고한다.

(난 귀뚜라미가 최고인줄 알았는데.. 보일러 설치 아저씨가 그랬는데;;)

보일러 국내 시장 1위, 미국 시장 1위, 러시아 시장 1위

보일러 열효율이 유럽이나 미국 기업들보다 좋다고 한다?

​

중국에서도 외국 기업으로는 최초로 다양한 도시와 계약하여 납품중이다.

But 2017년 말부터의 가스대란으로 인해서 (가스 공급이 안 되니)

작년 중국 매출과 실적이 주춤했지만 올해부터는 다시 좋아질 예정!

​

참고로 우리는 온돌식 보일러 난방이 거의 일반화 되었지만

미국이나 외국은 대부분 천장에 달린 온풍기에서 열이 나오는 방식이다.

(보통 사무실들이 이런 구조다)

 

온풍 난방은 주기적으로 필터를 교체 해줘야 한다.

그리고 열은 위로 향하기 때문에 천정에서 온풍이 나오는 건 비효율적이다.

게다가 공기가 건조해져서 눈도 따갑고 그리 쾌적하지 않다.

​

하지만 우리의 자랑스러운(?) 온돌식 보일러 난방은

십 수년을 사용해도 별로 손 갈 일이 없고

에너지 효율면에서 온풍 방식보다 훨씬 뛰어나다.

(우리 집 보일러는 17년째 멀쩡하다;; =_= 귀뚜라미지만;;)​

 

​

​

올해와 내년 예상 매출과 순이익의 증가율이 엄청나다.

현재 중국의 가스보일러 보급율은 고작 5~7% 수준이라고 하니..

정말 엄청난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이다.

​

​순이익율이 고작 3~6% 정도인데 작년 매출은 8,400억으로 시가총액을 넘어섰다.

이런 기업이 이익율이 조금만 높아지면 per 가 순식간에 확 내려간다.

2020년 예상 per 는 12 배 수준이다.

​

​

​

하지만 한가지 우려되는 것은 중국에서

외국기업이 돈을 먹기가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가 외국 기업인 경동나비엔이 돈 버는걸 구경만 할까?

​

입장을 바꿔 우리나라 보일러 시장을 중국 기업이 장악한다고 생각해보면

국민들과 정부의 반발이 거세지 않을까?

게다가 이미 중국 보일러 시장에는 전 세계 내놓라하는 보일러 업체

수백여개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춘추전국시대?)

경쟁이 치열하면 아무래도 이익율이 늘어나기 쉽지 않다.

 

​

차라리 중국의 도시가스 인프라에 배팅 하는건 어떨까?

2017년 기준 도시가스 보급율이 불과 30% 정도였으니

중국의 도시가스 인프라는 이제 막 시작한 단계다.

​

게다가 가스 터미널과 발전소, 가스 관 연결 같은 인프라 사업은 외국 기업이 하기도 힘들다.

자국내 기업끼리의 안정적인 수주가 가능하다.​

​2017년 당시의 SK증권 리포트 자료다.

미국과 중국은 국토 크기가 비슷하다. 인구는 중국이 4~5 배나 많다.

이론적으로 가스 인프라 수준은 두 나라가 비슷하거나 중국이 더 많아야 한다.

그런데 정작 중국의 수준은 미국의 1~2% ? 정말 코딱지 수준이다.

​

앞으로 이렇게 폭팔적으로 가스를 생산하고 수입해야 하는데

이 가스를 이동 시키고, 저장 했다가, 다시 곳곳으로 보내야 하는

인프라 사업 또한 폭팔적인 성장이 예상되지 않을까?

(최근 몇 년동안 이 가스관 짓느라 중국이 전 세계에 덤핑으로 수출하던 철강 공급이 줄었다는 루머도 있다 ㅎㅎ)

​

그렇다면 투자할만한 기업은 어디일까?

여러 기업들을 알아보았는데.. (정보가 진짜 너무 없다 ㅠㅠ)

가장 대표적 도시가스 기업인 차이나가스 00384 가 괜찮아 보인다.

​

주요 사업은 가스 파이프 라인 및 가스 터미널, 저장소 건설 및 운용

천연가스 및 액화가스 운송, 가스 주유소 건설 및 운용

가스 관련 기술의 투자 등 이다.​

​파이프 깔고 가스 판매하는 비중이 가장 높다.

특히나 파이프는 한번 깔아 놓으면 지속적으로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

순수 가스 관련 업종 중에는 가장 큰 민간회사인듯 하다. (석유 취급 x)

현재 시가총액이 20조, 연 매출은 10조가 넘는 수준..​

​매출은 가스대란이 발생한 다음 해인 작년에 파격적으로 늘었다.

인프라 기업인데 순이익 증가율이 무슨 30~40%?

​

​

​

​

Roe 가 지속적으로 20% 수준을 유지한다. 훌륭하다!

per 와 pbr 은 다소 높다. 작년이 좋은 투자기회였긴 하다. ㅎㅎ

하지만 이 기업의 역사적인 평균 per 가 20 이기 때문에 그리 고평가라고는 할 수 없다.

​

​번 돈 대비해서 Capex 지출이 굉장하다.

심지어 작년 3월 기준으로는 번 돈보다 투자를 더 했다.

덕분에 잉여현금은 없지만.. 왜 투자를 이렇게 무리하게 했을까? 를 생각해보면

앞으로의 일거리가 엄청나게 쌓여있다는 것 아닐까?

(대부분의 중국 가스 관련기업의 Capex 가 엄청나게 상승중이다!)

 

2017년 중국정부가 가스 인프라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주가가 올랐다가

작년말에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조정을 겪다가 다시금 올라가는 중

4~5년 장기투자로 묻어 놓는다면 좋은 성과가 있지 않을까?

​

​

중국정부는 미세먼지와 환경문제 때문에라도

지금의 석탄 난방을 고효율 가스 난방으로 빨리 바꿔야 한다.

보일러 회사든, 가스 인프라 회사든, 조선업이든 기회는 있다.

어느쪽이 더 괜찮은 투자일지는 아직 아무도 모르지만;;

 

가까운 미래에 투자의 성공과 함께!

깨끗해진 공기에 또 한번 웃을 수 있기를!

제발 이런 맑고 예쁜 하늘만 매일매일 볼 수 있기를! ^^

중국정부 파이팅!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