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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주 vs 성장주] 가치투자의 시대는 끝났다?투자 2020. 10. 15. 14:02
지난 10년간 주식시장에서 가장 큰 논란일 것이다.
가치주 vs 성장주
어떤 투자 철학이 더 나은걸까?
사실 엄밀히 말하자면
가치주와 성장주는 정확한 비교 대상이 아니다.
가치주의 반댓말이 성장주가 아니기 때문이다.
가치주란 기업 가치대비 저평가된 주식을 뜻한다.
기업 A 의 실제가치가 100억인데
주식의 시가총액이 70억이라 하면
30% 저평가 되었다고 보고 투자하는 것이다.
즉 가치주란 저평가된 주식을 뜻하므로
가치주의 정확한 반댓말은 고평가 주식이다.
기업가치 대비 고평가된, 주가가 너무 오른 주식.
성장주의 반댓말도 가치주가 아니다.
성장주는 말 그대로 매출과 이익이 성장하는 주식이다.
즉 성장주의 반댓말은 성장하지 않는 저성장주다.
가치주 ↔ 고평가주
성장주 ↔ 저성장주
이처럼 가치주와 성장주는
엄밀히 말하자면 개념이 전혀 다르고
비교대상이 될 수도 없다.
하지만 요즘은 흔히 가치주와 성장주로 나눠서
많이들 구분하고, 비교하기도 한다.
이게 왜 이렇게 되었냐하면 사실은 세상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
www.youtube.com/watch?v=S_33_GU1drc&t=236s
이 영상에서 지난 10년간 전 세계는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로 변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제 더이상 경제가 예전처럼 고성장하지 않는 것이다.
성장이 없는 시대에는 당연히 성장이 희소하고 가치있다.
성장하는 기업은 시장이 평가를 후하게 하고 (고평가)
성장이 없는 기업은 시장이 평가를 박하게 한다. (저평가)
즉 원래 가치주와 성장주는 별 관련이 크게 없었지만
만성적인 저성장 시대가 되어 성장의 가치가 높아지자
가치주는 저평가, 성장주는 고평가라는 기준이
오랫동안 고착화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가치주 = 저평가 = 저성장
성장주 = 고평가 = 고성장
하지만 근본적으로 어떤 기업의 주가가
고평가 되었냐? 저평가 되었냐를?
대체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지금 테슬라 주식이 기업 가치 대비해서
싼 것인지? 비싼것인지? 전문가들도 헷갈려한다.
존 리 대표님마저도 잘 모르겠다고 하시니 ㅎㅎ
15년전 처음 주식 공부를 할 때는
흔히 per, pbr 등으로 기업 가치를 평가 했다.
per 는 기업이익 대비, pbr 은 기업자산 대비 주가 비율을 뜻한다.
흔히 per 10미만, pbr 1미만이 저평가라 했는데
그래서 나는 per 5 미만, pbr 0.5 미만 기업만 찾기도 했다.
나중에 per 가 1이 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되었지만 ㅎㅎ
2017년 처음 해외주식을 공부하고 투자하려 할때
아마존의 per 는 100이 훌쩍 넘었다.
per 5 미만만 찾고 있던 과거의 나에게는 좀 충격이었다.
어찌보면 내 기준에는 무려 50배 이상의 고평가 기업이었다.
하지만 그 후로 아마존의 주가는 거의 3~4배 이상 올랐다.
반면 per 5 밑에서 샀던 국내 기업의 주가는 이렇듯 처참하다.
(지금은 per 가 2가 되었다..)
결국 성장이 사라진 만성적인
저성장, 저금리 시대에서
성장하는 곳에 투자하는 건 당연하다고 본다.
하지만 역설적이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가치투자를 해야한다.
내 투자의 주력은 MAFAA 알리바바, 텐센트와 같은
글로벌 빅테크 성장주지만
그럼에도 나는 스스로 가치투자자라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가치투자는
단순히 지금 현재 주식이 저평가 되었냐? 고평가 되었냐?
이게 중요한 게 아닌것 같다.
주식투자에서 중요한건 지금이 아니라 미래다.
미래의 기업가치 대비해서
지금 주식이 저평가 되었냐? 를 판단하는게 가장 중요하다.
가령 A 기업의 현재 가치가 100 인데
시가총액이 200이라고 하면
무려 2배나 고평가된 기업이겠지만
10년뒤에 A 기업이 무섭게 성장해서
기업가치가 2000이 되면 ㅎㅎ
지금 200에 샀어도 무려 10배 수익이 아닌가?
즉 가치투자란 미래의 기업 가치 대비해서
지금 주가가 저평가면 투자하는 것이다.
미래의 기업 가치가 커지려면?
당연히 성장이 중요하다.
매출과 이익이 꾸준히 성장하는 기업의 미래가치는
당연히 주가와 함께 성장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무조건 성장만 한다면
per 가 100이든 심지어 1000 이든 투자하면 되는건가?
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성장하면서도 그 중에서 저평가된 기업을 찾는게 중요한 것 같다.
소위 가치성장주라고도 불린다. ㅎㅎ
성장하는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은
물론 여러가지가 있고, 매우 다양하겠지만
피터린치의 저서 '월가의 영웅' 에서 한가지 힌트가 나온다.
기업의 성장율과 per 를 비교해서 평가하는 것이다.
피터린치는 성장율과 per 가 1대1 이라면 적정하다고 봤다.
즉 A기업의 연간 성장율이 10% 일때
이 기업의 per 도 10 이라면 적정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예전에 아마존의 per 가 100 이 넘었을 때
아마존의 순이익 또한 연간 100% 정도로 성장했다.
피터린치 기준으로 당시 아마존은 고평가가 아닌 것이다.
2020.10.13 종가기준
내가 좋아하는 기업들의 5년 평균 매출성장율과
지금 기준 per 를 비교해본 자료다.
알리바바와 페이스북은 성장율 대비 저평가고
(알리바바를 사랑하는 이유가 다 있다 ㅎㅎ)
텐센트와 구글은 저평가는 아니지만 비교적 양호한 수준.
반면 아마존, 마소, 애플은 ㅠㅠ
매출 성장율 대비하면 per 가 4~5배나 높다.
그렇다면 마소와 아마존, 애플은 과연 고평가일까?
우리가 명심해야 할것은
피터린치가 활약하던 때와 지금은 시대가 많이 변했다는 것이다.
그가 활약한 1977년~1993년이면 거의 30~40년 전이다.
강산이 변해도 무려 3~4번은 넘게 변할 시간..
특히 80년대 미국의 기준금리는 무려 18%가 넘었다.
이게 일시적인 현상이라는걸 감안해도
피터린치가 활동하던 시대의 기준금리는 거의 6~10% 사이였다.
성장하는 주식에 투자하지 않고 은행에 안전하게 예금해도
6~10% 라는 엄청난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성장주에 투자할 이유가 없었다.
따라서 성장주를 평가하는 기준도
지금보다는 당연히 박했을 것이다.
성장율과 per 를 1대 1로 비교하는건
무려 30~40년전 이야기란 뜻이다.
지금은 초저금리 시대다. 사실상 제로금리다.
은행에 예금하면 이자는 거의 없다.
투자하지 않으면 자산가치가 계속 떨어지는 세상이다.
투자말고는 사실상 대안이 없다.
게다가 세계 경제는 만성적인 저성장이다.
이렇게 성장이 희소한 시대에
성장하는 기업에 대한 가치는
당연히 30~40년 전보다 높을수밖에 없다.
구글, 아마존, 마소, 애플 모두
성장율 대비 per 가 높긴 하지만
워낙 성장이 희소한 저성장, 저금리 시대라는걸 감안하면
그렇게 고평가라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게다가 주가를 성장율 하나로만 설명할 수도 없다.
위 기업 모두 4차산업 혁신을 리딩하는 기업이고
수억에서 수십억명의 사용자를 가진 무시무시한 플랫폼,
강력한 브랜드 가치, 독점력과 경제적 해자,
미래 먹거리를 위한 엄청난 R&D와 투자
감히 넘보기 힘든 ROE 와 수익성 등을 생각하면
지금의 주가는 오히려 저평가일 수 있다.
물론 그렇다 해도 성장율 대비 per 가 낮은
알리바바, 페이스북, 텐센트가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리고 테슬라는 성장율 50%에 per 1137??
아아.. 이건 너무 넘사벽이다..
성장율 대비 per 로만 보면 도저히 계산이 안되는 주식;;
결국 성장주와 가치주는 서로 상반된 개념이 아니고
단지 만성적인 저성장 환경이
성장주는 고평가, 성장이 없는 주식은 저평가(가치주)라는
상황을 만든것 뿐이다.
진정한 가치투자는 현재가 아닌 미래가치임을 명심하자.
미래가치 대비 저평가된 성장주에 투자하자.
ㅎㅎ 가치성장주란 말은 우스갯소리가 아니고
오히려 진짜 현명한 뉴노멀 시대의 투자법일지도 모른다.
<3줄요약>
1. 가치주와 성장주는 서로 반댓말이 아니다
2. 가치투자는 현재가 아닌 미래가치 대비 저평가된 기업에 투자하는 것
3. 성장하는 기업 중에서도 저평가된 기업을 찾자!
(그 중 하나가 성장율 대비 per 일 뿐이지 절대적이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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