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럽과 주식투자의 공통점투자 2019. 12. 17. 14:04
20대 때에 친구 J 가 처음으로 나를
홍대 클럽으로 데려 갔던 날..
나에게 했던 말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클럽은 세상에서 가장 공평한 곳이야!
특히 우리같은 흙수저 들한테는!]
나와 친구 J는 지독한 흙수저에
군대 가기 전까지는 대학도 갈 수 없어서
같이 노가다 판을 전전긍긍했다.
제대 후 어찌어찌 학교에 들어가고
취업도 했지만 물론 좋은 회사는 아니었다.
친구 J도 나와 처지가 비슷했다.
즉 우리는 소위 스팩이 형편 없었다.
[요새 소개팅 받으려면 별 걸 다 보잖냐?
학교가 어디냐? 직업은 뭐냐?
차는 있냐? 심지어 부모님은 뭐 하시냐?
우리가 그 중에 내세울게 뭐가 있냐?
아무것도 없지.
그러니까 우리가 여자 만나기 힘든거야]
하지만 클럽은 달라.
거긴 학벌, 직장, 집안, 자동차, 그 딴건 하나도 필요없어.
오로지 인간 대 인간으로의 매력으로 승부 하는거야!]
인간대 인간으로의 매력으로 승부 한다는
그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사실 당시 우리에게는 그것 뿐이었다.
다른건 내세울 게 아무것도 없었다.
실제로 처음 클럽에 갔던 그 날
신나게 놀다가 서울의 명문 여대생 분들을 만나서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게임도 하고
나는 그 중 한 분과 제법 오래 사귀기도 했다.
클럽이 아닌 정상적인 소개팅이나
학교, 직장 같은 곳에서는
도저히 만날 수 없는 사람이었다.
친구 말대로 흙수저에 별 가진게 없었던 나에게
클럽은 정말 공평하고 페어한 곳이었다.
아무것도 가진게 없어도
오로지 인간대 인간의 매력으로만 승부할 수 있는 곳
티켓 값 15,000 원만 내면 ㅎㅎ
학벌, 직장, 집안, 스팩 따위에 상관없이
모두가 공평하게 경쟁할 수 있었던 곳!
물론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클럽이
정말 공정하고 페어한 곳은 아니었다.
당시 우리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다고 생각 했지만
그 때 우리는 젊음이 있었다. ㅎㅎ
만약 지금 나와 그 친구가 클럽에 가면
그 곳은 하나도 공정한 곳이 아닐 것이다.
우리보다 훨씬 어리고 잘 생기고 스타일 좋고
심지어 말도 잘하는 경쟁자(?)들이 가득 할 테니까 ㅎㅎ
세월이 흘러 불공정해진(?) 클럽과는 달리
일관되게 공평하고 페어한 시장이 있으니
그게 바로 주식시장 같다.
주식시장은 정말 공평하다.
학벌, 나이, 직업, 금수저냐 흙수저냐?
별 상관이 없다. 오로지 실력으로 승부하는 곳이다.
1. 학벌
좋은 학교 나왔다고 주식 투자를 잘 하는건 아니다.
오히려 똑똑하고 머리 좋은 사람이
주식투자는 잘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내 주변에도 고학력에 머리 좋고 똑똑한 친구들이
주식투자에 실패하는 경우를 많이 봤는데
대부분은 자신의 머리와 실력을 믿고
주식시장을 예측하려 했기 때문 같다.
한 두번이야 맞출 수 있겠지만
장기적인 주식시장의 흐름을 예측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취미 생활로 무려 만류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인류 역사상 가장 대단한 천재 중 한명인 뉴턴 마저도
주식투자에는 실패하여 전 재산을 날리기도 했다.
뉴턴이 남긴 이 말은 꽤 의미심장하다.
[천체의 움직임은 cm 단위까지 계산할 수 있었으나
대중의 광기는 도저히 계산할 수가 없었다]
2. 나이
사실 나이가 어리면 유리하긴 하다.
투자를 일찍 시작할 수록
복리로 늘어나는 돈이 더 커지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단순히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주식투자를 할 수 없는건 아니다.
워런 버핏을 보아라.
거의 90세 할배도 잘 하고 있지 않은가? ㅎㅎ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더욱 현명해지고
작은 일에 번뇌하지 않기에
주식투자에 더 알맞을지도 모르겠다.
말하자면 투자의 시작은 어릴수록 좋으나
자산이 쌓일수록 많은 경험과 연륜이 필요하므로
나이는 투자에 있어 단점이 아니라
오히려 장점이 될 수도 있다.
3. 직업
직업이야 말로 주식투자와 가장 상관없다.
물론 경제나 회계와 관련된 직업이라면
일부 유리한 점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주식투자의 성패에서
경제나 회계가 차지하는 부분이
절대적이진 않다고 본다.
그렇게 따지면 세계 최고의 부자는
모두 경제학자나 회계사들이 되었어야 하지 않은가?
요리사들이 집에서는 요리를 하지 않는 것처럼
경제학자나 회계사들이 오히려
주식투자에는 학을 뗄지도 모르는 일이다.
또 너무 소득이 높은 직종은
주식투자에 있어서 불리한 측면이 있다.
본업이 너무 바쁘다 보니
주식투자에 신경 쓸 시간이 부족하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게 장점이 될 수도 있다.
자꾸 수익율을 확인하고 신경을 쓰면 쓸수록
꾸준하게 장기투자를 하기 어려워지니까..
결론적으로 직업은 주식투자와 별 상관이 없다.
특히 문과생이 공대생보다 주식투자에 불리하다는 말도 많은데
오히려 그 반대일수도 있다.
피터린치는 그의 저서 '월가의 영웅들' 에서
과학, 수학, 회계학 같은 과목보다
역사, 철학, 심리학 등의 과목이
훨씬 주식투자에 도움이 되었다고 고백한다.
주식시장에서 필요한 수학은 초등학교 4학년 수준이면 충분하다.
ㅎㅎ 문과생도 주식투자를 잘 할 수있다.
결코 전공과 직업은 주식투자와 관련이 없다.
92세 청소원의 ‘90억’ 주식투자법 - 머니투데이 뉴스
“그는 늘 다 헤진 티셔츠에 낡은 외투를 걸치고 야구 모자를 뒤집어 쓴 채 힘없이 걷던 노인이었습니다.”지난달 말 미국 버몬트주의 한 마을은 허름한 옷 차림의 로날드 리드(Ronald Read)라...
news.mt.co.kr
백화점 청소잡부 노인도
주식투자로 90억을 벌지 않았는가?
4. 금수저와 흙수저
솔직히 이건 조금 영향이 있다.
주식도 돈이 많으면 많을수록 유리하긴 하다.
100억의 1% 수익이면 1억이지만
100만원으로 10% 수익내도 고작 10만원이다.
하지만 자본주의 세계에서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렇게 따지면 흙수저가 성공할 수 있는 길은
오직 로또 1등 당첨 뿐이다.
그나마 주식이 흙수저가 금수저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할 수 있는
유일한 투자 수단이다.
부동산과 한번 비교 해보자.
모두가 원하는 가장 입지 좋은 부동산이 어디인가?
바로 강남이다.
강남 요지에 위치한 건물주가 되어서
손쉽게 수 천만원씩 월세 받는 것이
국민 대다수의 꿈이다 .심지어 초등학생 까지..
하지만 강남 요지의 건물을 어떻게 사는가?
수천억? 수백억? 흙수저는 꿈도 못 꾼다.
진입장벽이 너무 크다.
강북의 아파트도 요새 10억 넘어가는 일이 비일비재다.
오르기 전에 산 기성세대 에게는 다행이겠지만
이제 막 취업하고 사회 생활을 시작하는
20대, 30대 초반에게는 그저 강 건너 불구경이다.
하지만 주식은 다르다.
세계에서 가장 시가총액이 비싼 주식은 애플이다.
(얼마 전 사우디에서 상장한 아람코는 제외 하겠다..)
애플 1주의 가격은 대략 32만원 정도다.
싸다고 할 순 없지만 그래도 아예 못 살정도는 아니다.
(그렇다고 애플을 추천하는 건 아니다 =_=)
부동산은 왠만한 돈이 없으면
아예 투자를 시작할 수 조차 없지만
주식은 돈이 없어도 한번 해볼만 하다. ㅎㅎ
돈이 100억 1000억 있다고 해서
단 돈 천만원 투자하는 사람보다
특별히 인센티브를 주거나
추가 수익율을 얹어 주거나 하지 않는다.
조건은 똑같다.
자기가 투자한 만큼 벌어가는 곳이다.
그런만큼 주식투자는 그나마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공평하고 페어한 곳이라고 할 수 있다.
5. 기술의 발달
마지막으로 주식투자가
가장 공평하고 페어한 이유로는
기술의 발달을 꼽을 수 있다.
예전에 주식시장은 페어하지 않았다.
우리나라에 per 나 pbr, roe 등의 개념도 없을 때
외국인들이 그런 저평가 가치주를 싹쓸이 하여
엄청나게 돈을 벌었던 시절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 그런 정보의 불공평함이 별로 없다.
이건 강방천 회장이 직접 한 말이다.
[신과함께] 가치투자 대가 강방천 회장 인터뷰!
우리나라에 전설적인 가치투자 3대장이 있다. ㅎㅎ한국투자밸류자산의 이채원 대표, 신영자산운용의 허남권...
blog.naver.com
자기가 유명한 투자 운용사 회장이라고 해서
특별히 일반인보다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통신과 인터넷, 스마트폰의 발달로
이미 정보는 일반 투자자도 다 알 수 있다.
정보에 있어서는 예전보다 공정하고 페어한 시장으로 변했다.
앞으로 더욱 그렇게 될 것이다.
물론 분기 실적 같은 단기 정보야
개인들이 전문 투자자들보다 뒤쳐지겠지만
장기투자 한다면 그런 단기 실적은 별 의미가 없다고 본다.
피터 린치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 아마추어가 더 유리하다
20대 중반에 처음으로 주식투자를 시작 했을 때교회 형이 '자신이 아끼는 책' 이라며 이 책을 빌...
blog.naver.com
피터린치가 말했듯이
전문 투자자들, 기관은 투자의 자유가 없다.
짧은 기간에 성과를 내지 못하면
고객과 상사로부터 엄청나게 스트레스와 압박을 받는다.
그런 면에서는 심리적 압박, 간섭 없이
자유롭게 장기 투자할 수 있는
개인 투자자가 오히려 주식투자에 유리할 수 있다.
유일한 단점이었던 정보의 불공평함은
기술의 발전으로 거의 해소 되었고
갈수록 해소되어 가고 있다.
특히나 가장 중요한 점은 기술의 발달로
이제는 해외 시장에도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처음 주식을 시작했던 10년 전에는
해외 펀드에야 투자를 했지만
해외 주식을 직접 살 생각은 아예 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너무 손쉽게
환전부터 해외 주식 직구까지 다 할 수 있다.
덕분에 미국과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4차 산업혁명과 혁신기업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것이다.
일본은 이미 30년째 부동산과 주식 가격이 빠지면서
오래전부터 해외 투자가 활발했다.
지금도 20대, 30대들이 월급의 대부분을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어쩌면 우리는 정보의 불공평함이라는
혜택(?)을 지금부터 받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미국, 캐나다, 유럽 선진국, 일본, 우리나라 등
비교적 자유롭게 해외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가진 인구는 다 합쳐봐야 10억도 안될 것이다.
나머지 60억의 인구는 아직 이런 정보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중국도 실제 주식 투자를 하는 인구가
불과 전체 인구의 5%도 안된다고 한다.
이것도 중국 내 주식투자 인구니까
미국 등 해외주식 투자 인구는 거의 없다고 봐야한다.
앞으로 젊은 인구의 잠재력이 엄청난
인도, 동남아, 라틴 아메라카, 아프리카 등
신흥국은 말할것도 없다.
그냥 무주공산이다.
per, pbr, roe 의 개념은 커녕
아예 주식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해외주식 투자는 더 요원한 일이다.
그러면서도 나이키 신발과 아이폰을 사고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구독하고
마블과 디즈니 영화에 환호할 것이다. ㅎㅎ
즉 우리는 자유롭게 해외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데
아직 60억 대부분의 지구인들은
해외주식 투자에 대한 개념조차 모른다.
10년 20년이 지나고
이들도 우리처럼 해외 주식투자에 대한
정보와 기술, 여건이 공평 해진다면..
그 60억 인간들이 어디에 투자할까?
(오 제발 한국이라곤 하지말자 =_=)
정리하면, 기술의 발달로 예전에 존재했던
정보의 불공평함이 사라진 것을 넘어서서
글로벌로 보면 오히려 유리한 측면이 생겼다는 것
아직 60억 인구는 해외 주식투자에 대한
개념조차 모르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하긴 한국조차 대부분 관심도 없고 잘 모르니까..
오로지 부동산으로 돈 번 이야기뿐 ㅠㅠ
<결론>
- 자본주의 세계에서 주식시장은
- 학벌, 직업, 흙수저, 나이와 상관없이
- 가장 공평하고 페어한 시장이다
- 기술의 발달로 해외투자마저 손쉽게 가능해졌다
- 우리는 오히려 정보의 불균형이라는 혜택을 누리고 있다
- 60억 대다수의 인류는 아직 주식투자의 개념조차 모르고 있다.
'투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투자와 삶의 밸런스를 지키는 3가지 원칙 (0) 2020.02.04 [전 세계의 고령화] 투자 포인트 3가지! (0) 2020.01.03 중국을 지배하는 [알리바바] 풍청양과 영호충들 (0) 2019.12.11 한국 주식 희망이 없다? [유동원 이사 글] (0) 2019.12.08 [IT 빅사이클의 도래] 어디에 투자해야 할까? (3) 2019.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