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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운남성 대리 (다리大理) 고성, 얼하이, 솽랑마을, 창산여행 2019. 11. 17. 01:12
중국 직원들에게 물었다.
중국에서 가장 여행가고 싶은 곳이 어디냐고?
대부분의 직원들이 신장자치구나 운남성을 꼽았다.
(흔한 신장위구르 지역 여자분의 미모??)
안타깝게도 신장쪽은 아직 한국인이 갈 수 없는 지역이므로 ㅎㅎ
춘절연휴를 이용하여 운남성을 여행하게 되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가는 대리 - 리장 - 샹그릴라 코스!
운남은 云南 구름 남쪽이란 뜻이다.
예로부터 중원 사람들에게 운남은 구름 남쪽의 세계
가보진 못했지만 누구나 가보길 꿈 꾸는 에덴동산 같은 곳 되시겠다.
쿤밍(昆明) 공항에서 바로 기차를 타고 첫 도시 다리(대리 大理)로 향한다.
기차에서 만난 춘절 귀성길의 귀여운 아이와 가족들 ㅎㅎ
무협소설 좀 읽은 사람이라면 대리국을 기억할 것이다.
사조영웅전과 천룡팔부에서 대리 단씨가 황제로 있는 바로 그 곳이다.
대리석의 주요 산지이기도 하다.
대리 기차역에서 주요 관광지가 있는 대리고성(大理古城) 까지
버스로 30~40분 들어가야 한다.
나는 숙소가 고성 바로 밖에 있었는데 망할 부킹 닷컴의 주소가 정확하지 않아
비오는 밤중에 무거운 배낭을 메고 2시간은 헤멘것 같다.
현지인에게 현지 주소로 물어보는게 제일 빠르다!
대리는 중국의 소수 민족중 백족이 주축이 되는 곳이다.
원래 대리국은 백족과 태족의 연합 국가였는데
당시 무적이었던 몽골군이 쳐들어와서 망하게 되었다.
이때 지금의 리장(俪江)에 살던 니시족들이 몽고군에게
험준한 창산과 드넓은 얼하이 호수로 둘러쌓인 천연의 요새인 대리국으로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었다고 하는데
이 때문에 지금까지도 백족들은 니시족에게는 자녀 결혼도 안 시킨다고 한다. ㅎㅎ
몽고군의 침입으로 대리에 살던 많은 태족들은 남쪽으로 피신하는데
이 태족들이 주축이 되어 만든 나라들이 바로 미얀마, 라오스, 태국이다.
그런데 태족들이 내려오면서 원래 살고 있던 원주민들을 다 쫒아냈는데
이들이 바로 캄보디아의 선조들이란다.
그래서 캄보디아 사람들이 그렇게 태국을 싫어한다고..
칭키스칸 한 인간의 몽골부족 통일로 인해서
유럽부터 동남아까지 전 유라시아 대륙 역사가 바뀌었으니
역사란 참.. 재미있다. ㅎㅎ
중국의 고성은 대리고성이 처음이었다.
북경의 자금성이 뭔가 정말 성같은.. 관광지 같은 느낌 이었다면
대리고성은 실제의 송나라, 명나라 시대의 도시같은 분위기다.
무협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여러 2층 객잔들 ㅎㅎ
항상 시비가 붙고 칼부림이 일어나는 곳 ㅎㅎ
실제로는 음식이나 물건을 파는 상인들뿐이지만.. ㅎㅎ
대리고성은 의외로 굉장히 넓은데
사람들이 몰리는 주요 스팟은 그리 넓지 않다.
가운데 있는 맥도날드가 대리고성 스팟의 딱 중심이다.
여러 식당들과 카페, 아기자기한 상점들이 많아서
정신줄 놓고 구경하기에 좋다. ㅎㅎ 군것질 거리도 많다.
아침부터 비가 오다 말다 했는데 점심때즈음 비가 그치고
햇빛이 내려 비치자 이렇게 고성 분위기가 아름답게 변한다. ㅎㅎ
오전내내 대리고성을 구경하다가 해가 비치자
나보다 몇일 전 대리를 다녀간 한국 여행자 분의 추천으로
솽랑마을(双廊古镇)로 가 보기로 했다.
대리고성은 뒤로는 엄청나게 험준한 설산인 창산으로..
앞으로는 드넓은 얼하이 호수로 둘러싸여 있는데
솽랑마을은 대리고성과 얼하이 호수를 마주보는 반대편에 있는 작은 마을이다.
중국 현지인들에게도 신혼여행 사진 찍으러 오는 명소라고 한다.
그런데 중국 지도어플인 고덕지도에 솽랑마을(双廊古镇)을 쳤는데
버스로 가는 방법이 없단다. 하하..
여행자 안내데스크에 가서 무작정 솽랑마을에 가야한다고 말했다.
我要去双廊古镇 워야오취솽랑꾸전
안내원이 뭐라고 뭐라고 하는데 물론 알아들을수가 없다. ㅎㅎ
고덕지도 어플과 중국 자판을 내밀고 찍어달라고 하니
웃으며 대리고성 동문쪽 여행자 안내데스크를 찍어준다.
동문으로 가서 다시 물어보니 손가락으로 버스를 가르키며 타란다.
가격은 20위안이고 솽랑까지는 40~50분 정도 걸린다.
가는길에 대리삼탑 앞으로 지나가는데 이게 굉장히 멋지다.
나는 내릴수 없었기에 ㅠㅠ 창문으로만 보았다.
이건 나중에 만난 프랑스 여행자에게 받은 사진..
솽랑마을로 가는 드넓은 얼하이 호수의 경치도 장난이 아니다.
차로 40~50분 가야 반대편에 갈 수 있을 정도로 그 규모가 장난이 아니다.
막상 버스에서 내려주는 곳은 무슨 시골 터미널 같은 무지 후진 느낌인데
사람들을 따라서 마을 쪽으로 계속 걸어 가야한다.
이때 다시 고성쪽으로 돌아가는 버스 시간을 확인해야 하는데
고덕지도나 어플의 도움을 전혀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중국어를 하지 못한다면 오가기가 쉽지는 않은 곳이다.
마을로 들어서면 전동 스쿠터를 빌리라고 호객행위가 많은데
솽랑마을은 그냥 천천히 걸어서 구경하기에도 충분하기 때문에
굳어 스쿠터를 빌릴 이유는 없는것 같다.
3~4시간 정도 반나절 천천히 걸을만한 동네다.
나는 같이 버스를 타고 왔던 중국 아가씨와 자꾸 마을에서 마주쳐서
결국 이야기를 하다가 같이 다니게 되었다.
23살의 베이징에서 대학을 다니는 그녀 덕분에 편하게 여행했다. ㅎㅎ
마을 이곳 저곳을 헤메다 보면 이런 멋진 장관도 펼쳐진다.
마을 끝까지 가면 50위안 내고 배타고 들어갈 수 있는 섬이 있는데
그럭저럭 가볼만하다.
섬 꼭대기에 엄청나게 거대한 불상이 있다. 낙산사 느낌도 좀 있다. ㅎㅎ
다시 대리고성으로 돌아가는 길에 같이 다녔던 중국인 아가씨는
대리삼탑과 또 구경할 사원이 있다며 버스 중간에 내렸다.
나는 길거리에서 파는 엄청나게 싼 딸기를 먹으며 (좀 짰다)
해가 진 후의 조명으로 일렁거리는 낭만이 가득한 고성을 홀로 걸었다.
몇 시간즈음 구경하며 걸었을까?
낮에 그 중국인 아가씨가 같이 저녁을 먹자고 연락이 와서 음식점으로 향했다.
갔더니 그 아가씨 말고도 다른 중국인 아가씨와 중국 남자얘? 가 더 있었다.
다 각자 혼자 여행 왔는데 버스에서 만났다고 한다. ㅎㅎ
남자얘는 14살이라는데? 혼자 여행하는것도 웃긴데 술을 엄청 잘 마신다. 하아?
대리에서 유명하다는 맥주와 백주를 같이 엄청 마셔댔다. ㅎㅎ
(유쾌한 14살 나홀로 여행중인 중딩 ㅎㅎ)
다들 한국에 되게 오고 싶어했고, 한국 음악과 드라마를 무척이나 좋아했다.
특히나 오빠 사랑해요! 는 모든 중국인들이 다 아는 한국말인듯..
마지막 날은 창산에 오르기로 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데 이 창산이
그 무협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점창산이다. 검술의 명가 점창파!
창산은 해발 4천미터가 넘는 엄청나게 험준한 산맥이다.
꼭대기에는 여름에도 눈이 녹지 않는 만년설산..
다만 대리 지역 자체가 해발 2천미터가 넘기 때문에
육안으로는 그렇게나 높아 보이진 않는다. ㅎㅎ
(참고로 한라산이 해발 1,947M, 백두산도 고작 2,744M)
창산은 올라갈 수 있는 케이블카가 총 3종류 인데
보통 가장 낮은 (가격도 싼) 감통사(感通寺)로 많이들 올라간다.
여기에서 중간 높이의 중화사까지 트레킹 하는게 일반적이다.
가장 높은곳 사마통은 오히려 너무 높아서 경치가 별로라고도 한다.
전날 만났던 중국 여자분이 중국 블로그를 검색해서 알려준 내용이다. ㅎㅎ
그래서 아침에 그 분과 감통사 케이블카 타는곳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고덕지도를 따라 숙소앞에서 1번 버스를 타고 내렸는데
어라? 케이블카 타는 곳까지 제법 걸어야 했다. 30분?
그런데 초입에서 빵차 아주머니가 감통사 매표소까지 20위안에 태워준다고 하여 타고 갔다.
아.. 그런데 비포장도로에 먼지만 풀풀 날리는 엄청난 오르막 길이었다. ㅎㅎ
아마 빵차 안 타고 걸어 올라갔다면.. 창산에 오르기도 전에 녹초가 되었을것이다. ㅎㅎ
빵차란 그냥 개인이 자기 자가용으로 그때 그때 돈 받고 태워주는 것을 말하는데
어차피 가격이 한국 돈 대비하면 굉장히 싸기 때문에
급한 경우 흥정만 잘 한다면 꽤나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다.
알고보니 고성 여행자 안내데스크 앞에서 솽랑마을로 갔던 버스처럼
한번에 감통사 매표소까지 가는 버스도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ㅎㅎ
매표소 가는 길에 배가 아파서 볼일 보러 화장실에 갔는데
오 마이갓!! 사람들이 그냥 줄 지어 앉아 볼일을 보고 있다.
문화적 충격!! 문도 칸막이도 없다. ㅎㅎ
자세히보면 나오는 덩도 다 보일 지경..
하지만 나도 급한데 어찌하리..
생리현상 앞에서 문명이니 인간의 존엄성 따위는..
... 참 색다른 경험이었다. 하하..
감통사 케이블을 타고 한참을 올라가면
(중국의 기술력에 대한 의심으로 매우 불안하고 무섭지만 좀 지나니 나름 괜찮다..)
대리고성과 얼하이 호수가 한눈에 보이는데 이것도 참 장관이다. ㅎㅎ
케이블카에서 내려 왼쪽으로 조금만 내려가면
그 유명한 천룡팔부에 나오는 진룡기국의 거대한 장기판이 있다.
사람 크기에 비교하면 얼마나 거대한지 알 수 있다.
천룡팔부의 주인공 소봉과 단예가 지켜보는 가운데
대머리 허죽이 진룡기국을 풀기 위해 고민하는 이 동상 ㅎㅎ
소시적 김용과 천룡팔부의 팬이라면 참 가슴이 벅차오르는 순간이다.
감통사에서 중화사 까지 운유로라고 하는 아름다운 트레킹 코스가 있다.
운유로(云游路) 말 그대로 구름위를 걷는 길.. ㅎㅎ
아이러니하지만 그 옛날 몽골군이 대리국을 침략하기 위해 건너온 길이기도 하다.
운유로는 대부분 걷기 쉬운 평지라고 들었는데
엄청난 경사의 오르막 계단이 끝도 없이 펼쳐진다.
너무 힘들어서;; 계속 갈지 말지 고민도 했는데
결국 참고 올라가니 아아.. 이런 천국같은 아름다운 산책로가 펼쳐진다.
같이 함께했던 중국 여대생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나는 김용 소설을 너무 좋아한다고 그 중에서도 소오강호(笑傲江湖)를 제일 좋아한다고 하자
뜻밖에도 20대 초반인 그녀도 소오강호를 너무 좋아한다고 했다.
그러더니 소오강호의 주제곡을 갑자기 핸드폰으로 트는게 아닌가?
우리는 이 노래를 엄청 크게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대자연에 취해서.. 노래에 취해서.. 소오강호라는 그 네 글자에 담긴 기상에 취해서..
마주오는 여행자들이 이런 우리를 보고 모두 웃었다.
운유로 그 대자연 속에서 중국 여자분과 김용 소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소오강호 노래를 같이 듣고 따라 부르다보니..
마치 내가 영호충이고 그녀가 소사매(악영산)가 된 기분이 들었다.
비록 화산은 아니고 점창산이지만.. ㅎㅎ
https://blog.naver.com/s4050s/221392833826
기분이 너무 좋아서 막걸리 생각이 간절했다.
영호충이 늘 허리에 차고 다니는 호리병 속의 술이 무어냐고 묻자 백주(白酒) 란다.
전날 마셨던 대리백주를 떠올려보니 뭔가 상상이 안갔다. ㅎㅎ
항상 나는 영호충이 마시는 술이 막걸리 비슷한 술인줄 알았는데..
중화사까지는 대략 4.5KM 로 넉넉히 한시간반 잡고 걸으면 된다.
우리는 중화사에서 다시 감통사로 되 돌아와 케이블카로 내려갔다.
소오강호 노래를 따라 불렀던 소사매 그녀는 ^^; 쿤밍으로 넘어가야 했고
나는 반대편인 리장으로 올라가야 했기에 우리는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한국 오게되면 꼭 연락하라고 했지만.. ㅎㅎ 다시 만날 수 있을지..
인생사 만남과 헤어짐의 반복이니.. 인연이 있다면 만날 수 있겠지..
나중에 알았는데 솽랑마을을 가면서 얼하이 호수를 보긴 했지만
정말 제대로 얼하이 호수를 즐기려면 고성에서 전동 스쿠터를 빌려서 (면허필요 X)
고성 근처의 얼하이 호수 도로를 달리다 보면
사진을 찍을만한 스팟이 굉장히 많다고 한다.
따지고 보면 나는 대리에 고작 이틀 있었다.
하루만 더 있으면서 얼하이 호수와 대리 삼탑과 사원을 여유있게 보았으면 좋았을텐데..
이때까지는 빨리 운남성 여행을 마치고
제주도 보다 넓은 끝도 없는 유채꽃이 있다는 뤄핑과 싱의로 넘어갈 생각으로
마음이 좀 조급했다. ㅠㅠ 결국 여긴 가보지도 못했는데..
내 마음의 동요를 일으킨 사진 한 장.. ㅎㅎ 안녕..
<고덕지도용 중국어 지명>
운남 云南
대리 大理
대리고성 大理古城
얼하이호수 洱海湖
솽랑마을 双廊古镇
창산(점창산) 苍山
감통사 感通寺
운유로 云游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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